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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핀파에 안테나 기술을 접목하다

Graft an antenna technology onto the spin wave



스핀파, spin wave는 자성체 내 스핀의 집단적인 떨림을 의미하는데, 간단히는 ‘자성체의 파동’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어서, 입자로서는 마그논(magnon), 파동으로서는 스핀파라고 불립니다. 도체를 가로질러 전자가 이동하는 전기 신호와는 달리, 스핀파는 인접한 스핀과 스핀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마치 도미노처럼 전달되는 파동입니다. 따라서 정보 전달 시에 전류에 의한 줄열(Joule heating)이 최소화되어, 스핀파를 이용하면 기존 소자에 비해 매우 저전력으로 구동되는 소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에 수많은 스핀파 소자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나[1-3], 스핀파의 제어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그 중 특히 스핀파의 진행 방향을 조절하는 것은 소자를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부분이지만 물리적으로도, 공학적으로도 가장 도전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이에 Y자 도파관을 만들어 스핀파의 경로를 선택한 연구[4], 줄무늬 자구 패턴을 자기장으로 변화시켜 스핀파의 방향을 전환한 연구[5] 등이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연구에는 영구적인 소자의 패터닝이 필요해 선택 가능한 방향이 제한되거나, 스핀파의 방향에 따라서 세기가 달라지고 자기장의 보조가 필요하다는 문제점이 존재합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인 ‘스핀파 위상배열 안테나(spin wave phased array antenna)’를 제안합니다.

스핀파는 위상(phase)이 존재하는 파동입니다. 이에 굴절, 간섭, 회절 과 같은 파동의 기본 성질에 의한 현상이 나타남이 이론과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습니다[6,7]. 한편 위상배열 안테나(phased array antenna)는 5G 통신, 군사용 레이더 등에서 널리 쓰이는 개념으로, 인접한 파동 발생원 사이의 위상차를 조절함으로써 파동을 원하는 방향으로 전송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인접 파원 간 위상차가 일정한 값으로 주어지면, 특정 각도에서 파동 간 보강간섭이 크게 일어나고, 이에 따라 한 방향으로 파동이 집중되어 진행합니다. 스핀파 또한 간섭 현상이 일어나므로 같은 원리가 적용될 수 있기에 스핀파에 위상배열 안테나 기술을 적용시켜 보았고, 이것이 가능함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여기서 이용한 미소자기 시뮬레이션(micromagnetic simulation)[8]의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스핀의 시간 동역학을 계산하기 위해, 다음의 Landau-Lifshitz-Gilbert 방정식을 풉니다.
$$ \frac{\mathrm{d} \boldsymbol{m}}{\mathrm{d} t}=-|\gamma| \boldsymbol{m} \times \boldsymbol{H}_{e f f}+\alpha\left(\boldsymbol{m} \times \frac{\mathrm{d} \boldsymbol{m}}{\mathrm{d} t}\right)+|\gamma| \beta \epsilon\left(\boldsymbol{m} \times \boldsymbol{m}_{p} \times \boldsymbol{m}\right) $$
첫 번째 항은 세차운동(precession) 항, 두 번째 항은 감쇠(damping) 항, 마지막 항은 SOT (spin-orbit torque)항입니다. 이 때 유효 자기장(effective field) H_eff는 다음과 같은 상호작용의 합으로 기술됩니다.
$$ H_{\text {eff }}=H_{\text {exchange }}+H_{\text {Zeeman }}+H_{\text {anisotropy }}+H_{\text {demag }}+H_{D M I} $$

이러한 식에 기반하여 스핀파의 시간 변화를 계수적으로 계산했습니다. 가운데에 스핀파 점파원을 일렬로 설치하고, 이들 각각에 진동하는 자기장을 주어 스핀파를 발생시키되 그 위상이 차이가 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그림 1과 같이, 스핀파의 방향이 인접 파원 간 위상차의 변화에 따라 조절됨을 확인했습니다. 한편, 인접 파원간 위상차를 적절히 조절하면 보강간섭이 일어나는 파면을 자유로이 조절할 수 있으므로, 이를 원형으로 만들어 스핀파를 한 점에 집중시키는 ‘스핀파 집중 안테나(spin wave focusing antenna)’ 또한 가능함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증명하였습니다.





그림 1. 스핀파 위상배열 안테나 (spin wave phased array antenna)의 시뮬레이션상 동작 결과와 그 원리를 나타낸 개략도. (a)-(e) 위상차 조절을 통한 스핀파 방향조절. 인접한 파원 사이의 위상차를 0도, 45도, 60도, 80도, 90도로 변화시켰을 때 스핀파 진행 방향이 0도, 28도, 38도, 58도, 77도로 변화한다. (f) 스핀파에서 스핀의 움직임. 각 위치의 스핀은 지속적으로 세차운동을 한다. (g) 위상배열 안테나의 원리. 특정 각도에서 파동의 보강간섭이 일어나 전파되는 파동이 방향성을 갖는다.

본 연구는 통신 기술이나 군사 기술 등 전자공학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위상배열 안테나의 개념을 물리학 분야의 스핀파에 접목했다는 점에서 독창성이 있는 연구입니다. ‘스핀파 위상배열 안테나’는 스핀파를 전방향, 실시간, 전기적으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에 제안된 방식에 비해 기능적으로도 큰 우위를 갖습니다. 더욱이, ‘스핀파 집중 안테나’는 특정 지점의 스핀파 세기를 증폭시킬 수 있어 스핀파 위상배열 안테나의 방향성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스커미온 발생이나 자구벽 제어 등의 스핀 동역학 시스템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본 연구는 스핀파가 전자기파와 거의 동일한 간섭 거동을 보임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물리학적인 의미가 있고, 새로운 방식의 셀렉터(selector), 또는 디멀티플렉서(demultiplexer) 소자로 이 스핀파 위상배열 안테나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학적인 가치가 큽니다.


References
[1] M. P. Kostylev, A. A. Serga, T. Schneider, B. Leven, and B. Hillebrands, Applied Physics Letters 87, 153501 (2005).
[2] T. Fischer, M. Kewenig, D. A. Bozhko, A. A. Serga, I. I. Syvorotka, F. Ciubotaru, C. Adelmann, B. Hillebrands, and A. V. Chumak, Applied Physics Letters 110, 152401 (2017).
[3] B. Rana and Y. Otani, Physical Review Applied 9, 014033 (2018).
[4] K. Vogt, F. Y. Fradin, J. E. Pearson, T. Sebastian, S. D. Bader, B. Hillebrands, A. Hoffmann, and H. Schultheiss, Nat. Commun. 5, 3727 (2014).
[5] C. Liu et al., Nat Nanotechnol 14, 691 (2019).
[6] J. Stigloher et al., Phys. Rev. Lett. 117, 037204 (2016).
[7] S. Mansfeld, J. Topp, K. Martens, J. N. Toedt, W. Hansen, D. Heitmann, and S. Mendach, Phys Rev Lett 108, 047204 (2012).
[8] M. J. Donahue and D. Porter, http://math.nist.gov/ommf/.


저자 송무준
E-mail : moojune@kaist.ac.kr


To cite this article:
M. Song et al 2019 Phys. Rev. Applied. 11 124027
DOI:
https://doi.org/10.1103/PhysRevApplied.11.024027